"일 잘하는 사람은 일만 하다 죽더라"고 말하던 어느 신문사 간부의 우스갯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2020년 1월 9일 롤(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제작사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의 한국대표가 지병으로 사망했다. 그의 나이 고작 44세였다.
엘리트 기업인 코스 밟아온 젊은 CEO
박준규 대표는 회계/컨설팅 기업 KPMG, CJ E&M 글로벌 사업팀을 거쳐 2014년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했다. 2015년부터 조직 총괄을 맡았으며 2019년 1월 1일부터 한국 대표가 되어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박준규 대표는 해외반출 문화재 환수를 후원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선한 영향을 주도록 노력해 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2019년 간암 발병으로 투병 생활
직함만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기업 총수의 아들로 태어나 임원이 되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일 수 있지만 그게 아닌 '수십년간' 하루 죙일 일만해야 겨우 이름있는 회사의 임원을 달 수 있다. 박 대표의 배경을 알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주인이 따로 있는 사기업에서 대표가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남보다 몇배로 일하고 성과를 냈기에 외국계 회사의 대표자리에 오르지 않았을까 싶다. 박준규 대표의 명복을 빈다.
일반인 이해 못하는 엘리트 스트레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학교에서는 공부로 코피 터져 공부하고 사회 나와서는 회사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엘리트의 삶은 겉으로 보는 것처럼 화려하지 않다. 일에 파뭍혀 사는 사람들이 승진하고 세상에 나와 이름을 알리는 정도까지 성장한다. 그러나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받는 스트레스란, 그리고 그 자리를 유지하려고 발버둥치는 그 스트레스는 정상에 오른 사람만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내 1위기업 부사장이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사건이 있었다. 미국의 금융기업이 몰려있는 월가에서는 해마다 엘리트 직원들이 빌딩에서 뛰어내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이들의 연봉은 보통 10억 이상이다. 사무실에 누가 더 오래 엉덩이를 붙이느냐 하는 것도 일종의 경쟁이라고 하니 그 스트레스란 보통 사람은 짐작하기 어려운 일이다.
돈도 좋지만 건강 스스로 챙겨야
돈, 건강, 행복 모두 누릴 수 있다면 그만큼 이상적인 삶도 없겠지만 그런 사람은 0.1%에 불과하다. 원래 집이 잘 살았던, 흔히들 얘기하는 금수저가 아닌 이상 잘나가는 일반인들은 자기 시간이 거의 없다. 직장인도 그렇지만 사업가도 마찬가지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다보니 건강을 챙기지 못하다 젊은 나이에 병에 들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다. 결국 인생은 내가 바라보는 관점으로 해석되고 정의된다. 나 자신이 없다면 1,000억이 아니라 1,000조가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랴.
건강이 먼저다.